자폐스펙트럼 인지행동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의문이 생깁니다. “왜 똑같은 상황에서도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할까?” “설명을 했는데도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건 왜일까?” 그 답은 바로 ‘생각과 행동을 연결하는 방식의 차이’, 다시 말해 인지 처리의 패턴과 그에 따른 반응 방식의 독특성에서 시작됩니다. 이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접근이 바로 인지행동중재(Cognitive Behavioral Intervention, CBI)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인지행동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틀과 다릅니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인지적 유연성 부족, 추상적 사고 어려움, 감각정보의 과부하 등이 함께 작동하며 행동이 반복되거나 고정될 수 있습니다.
상황 인식 |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인식 | 시각적·감각적 단서 중심 이해 |
사고 처리 | 상황을 해석하고 의미 부여 | 추론과 해석의 제한, 오해 발생 가능 |
감정 반응 | 상황에 따라 감정이 유발됨 | 감정 인식 및 조절 어려움 |
행동 결정 | 감정에 따라 반응 결정 | 과도하거나 반복적인 반응 발생 |
결과 피드백 | 결과를 보고 학습 | 추상적 피드백 이해 어려움 |
이처럼 자폐인의 인지 시스템은 단순히 느리거나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보의 조직화 방식이 다른 ‘다른 작동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와 행동을 연결해주는 도구로서의 인지행동중재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자폐스펙트럼 인지행동 인지행동중재는 사고(생각), 감정, 행동의 관계를 이해하고, 비적응적인 사고나 행동 패턴을 변화시키는 접근법입니다. CBT(Cognitive Behavioral Therapy)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자폐인의 특성에 맞춰 시각적, 구조적, 반복적 요소를 강화한 방식입니다.
인지 확인 | 현재 하고 있는 생각을 파악 | 그림카드, 체크리스트로 감정 연결 |
감정 이해 | 생각이 어떤 감정을 유발하는지 인식 | 표정 카드, 감정 온도계 활용 |
행동 분석 | 감정이 어떤 행동을 유발했는지 추적 | 시퀀스 보드(상황→감정→행동) 사용 |
대안 사고 훈련 | 비적응적 생각 대신 다른 해석 시도 | “~일 수도 있어” 문장 훈련 |
대처 행동 연습 | 상황에 맞는 행동 선택 훈련 | 시나리오 기반 역할극, 시각 안내판 |
자폐인의 경우 언어적 추론보다 시각적·구조적 정보 제공이 효과적이므로, 단계적이고 반복 가능한 포맷으로 훈련을 구성해야 변화가 가능합니다.
모든 자폐스펙트럼 당사자에게 인지행동중재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CBI를 통해 사고의 흐름을 정리하고, 반응을 조율하는 기술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분노 폭발 | 작은 변화에도 통제 불가한 감정 반응 | 감정인식 및 표현 전략 제공 |
불안 증폭 |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극심한 불안 | 생각 재구성과 자기진정 기법 습득 |
반복적 사고 | 부정적 생각을 계속 되풀이함 | 사고-감정 분리 훈련 |
타인 오해 | 상대방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해석 | 사회적 추론 능력 강화 |
회피 행동 | 특정 상황을 지나치게 피함 | 상황 인식과 대처 사고 유도 |
이런 상황들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정보 해석 및 반응 연결의 오류로 발생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 연결 고리를 재구성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지행동중재는 단순히 “생각을 바꿔봐”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당사자의 감각과 인지 구조를 고려하여 명확하고 반복 가능한 구조로 제공해야 합니다.
1단계: 상황 정리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각적으로 정리 | 상황 그림카드, 사건 순서 카드 |
2단계: 생각 탐색 |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추적 | “그 순간 나는 ___라고 생각했어요” 빈칸 카드 |
3단계: 감정 연결 | 생각이 어떤 감정을 만들었는지 확인 | 감정 온도계, 이모티콘 감정 매칭표 |
4단계: 대안 사고 만들기 | 같은 상황에서 다른 해석 찾아보기 | “~일 수도 있어요” 카드 연습 |
5단계: 행동 선택 | 대체 가능한 행동 연습 | 행동 메뉴판, 만화 시나리오 훈련 |
이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면, 자폐인은 감정 폭발이나 회피에서 벗어나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대응 전략을 선택하는 능력을 조금씩 확장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정해진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CBI는 다양한 일상 상황 속에서도 적용할 수 있으며, 생활 밀착형 훈련이 될수록 효과가 큽니다.
친구가 장난을 쳤을 때 | 공격적인 반응 | “친구가 놀리고 싶어서가 아닐 수도 있어요” 시각카드 |
식사 중 음식이 바뀜 | 울거나 먹지 않음 | “음식이 다르지만 안전해요” 그림 비교 |
수업시간 돌발 변경 | 자리를 이탈함 | “예상과 달라도 괜찮아요” 대체 스케줄 보드 |
실수했을 때 | 자책하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함 | “실수는 누구나 해요” 자기말풍선 연습 |
타인의 표정 오해 | 무관심을 ‘싫어함’으로 해석 | “표정은 피곤해서일 수도 있어요” 감정 유추 그림카드 |
이러한 예시들은 상황-생각-감정-행동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자폐인이 스스로 자신의 반응을 조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도구가 됩니다.
자폐스펙트럼 인지행동 CBI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육현장에서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틀을 유지하면서, 아이의 인지수준에 맞춘 시각적 지원과 감정언어의 모델링이 필요합니다.
감정 표현 지도 | 감정 단어카드, 거울보고 표정 따라 하기 |
생각-감정 연결 지도 |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 질문 훈련 |
행동 대안 훈련 | “그럴 땐 이렇게 해볼까?” 식의 선택지 제공 |
상황카드 활용 | 상황별 카드로 시나리오 반복 훈련 |
자기 대화 모델링 | “나는 지금 불안하지만 할 수 있어” 등의 말 반복 |
이러한 훈련은 아이가 감정과 생각을 ‘보는 힘’을 키우고,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줍니다.
CBI는 단순히 문제 행동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 본질은 자폐인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과 감정을 연결하고 타인과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과정입니다.
자기이해 | 감정과 생각을 분리하고 언어화하는 능력 향상 |
감정조절 | 불안, 분노, 충동 상황에서의 대응 전략 확보 |
사회적 추론 | 타인의 행동 해석과 관계 유지 기술 발달 |
유연한 사고 | 고정된 해석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 수용 |
문제해결력 | 상황 판단과 해결 전략 선택 능력 증가 |
이처럼 인지행동중재는 당장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폐인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인지적 틀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인지행동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에게 세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과 감정의 연속입니다. 그 안에서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나는 왜 이렇게 느끼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결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연결을 도와주는 틀이 있다면 그게 바로 인지행동중재라면 자폐인은 단지 반복과 회피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를 인식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삶을 선택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과정을 함께 연습할 수 있는 안전한 틀”입니다. CBI는 바로 그 틀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